디자인

일본 만화 타이틀 디자인

탁걸 2022. 9. 4. 22:27

요즘 책방 가면 만화책 타이틀 디자인을 유심히 보는 편이다.

컨셉을 나타내야 하는 건 기본이지만 그림이랑 어떻게 맞물리게 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

자주 보이는 형식을 특징적인 것만 뽑아 대략 3가지 패턴으로 나누어 봤다.

 

 

1. 자르고 붙이는 타입 :

표지 그림과 어우러지게 그때 그때 글자를 분리해서 위치 조정이 가능한 타입. 

권수가 늘어남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고 다양한 구도를 시도해볼 수 있음. 

글자 사이가 멀어져도 문제 없이 읽힐 수 있어야 하며

글자들을 매권 다양한 방법으로 분리시키더라도 전체적으로 통일감이 있어 보이게 조절해야 함.

예시)

ホクサイと飯さえあれば (호쿠사이와 밥만 있으면) / 글자들이 인물과 같이 버무려진 듯한 느낌. 손 주변이나 어깨주변으로 옹기종기 모인 것 처럼 느껴진다.

 

俺とヒーローと魔法少女 (나와 히어로와 마법소녀) / 핀터레스트에서 자주 보이길래. 1권 표지의 레이아웃이 과감하다. 타이틀 일부는 작게 처리해서 대소(大小)대비를 크게 내준 것도 포인트 중 하나.

 

 

2.로고 타입 :

타이틀을 로고화. 요소들을 분리시킬 수 없고 위치 이동만 가능함.

작품 컨셉을 집약적으로 보여줄 수 있음.

예시)

宝石の国 (보석의 나라) / 의외로 로고 위치 정중앙 고정임. 애니로만 봤는데 난해한 내용이라 디자인하기 되게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만화 작가 스스로 디자인하고 있는 모양이다. 스게~

 

椿町ロンリープラネット (츠바키쵸 론리 플래닛) / 이런 식이면 화면에 배치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작업시간 단축될 듯. 심플깔끔.

 

 

3. 고정틀 타입 : 타이틀을 틀과 연동시킨 타입. 

비싸 보임(편견). 뭔가 스페셜해 보이는 마법. 

예시)

ダンジョン飯 (던전밥) / 저 상태면 타이틀 위치 왼쪽에도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의외로 고정이었음.

 

カードキャプターさくら (카드캡터 사쿠라) / 나카요시 60주년 기념판. 2권이 다름 아닌 토모요라는 데서 이모는 눈물이 나...

 

 

 

이하는 디자인 영감을 줄 만한 표지와 타이틀들.

내용 안 읽고 표지만 본 게 대부분. 무작위 나열.

 

シンプルノットローファー(심플낫로퍼)

 

타이틀과 인물을 규칙적으로 배치해

반복 패턴 같은 이미지를 만듦.
다만 색 차이를 줘서 타이틀이 눈에 들어오게 함.

타이틀의 핑크색은 캐릭터들의 의상에도 조금씩 사용돼서

전체적인 균형을 잡아주는 느낌임.

 

 

 

メタモルフォーゼの縁側 (메타모르포제의 툇마루)

 

이건 내가 좋아해서 넣음.
타이틀 위치가 항상 같은데,

매 권 그림에서 인물의 위치가 어떻게 바뀌는지 
관찰해보시길.

 

 

 

岡崎に捧ぐ (오카자키에게 바친다)

 

일러스트의 섬세함, 치밀함이 받쳐줘서

돋보이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함.
흰색으로 들어간 타이틀 자체가 여백이 되고 있는 듯한 인상임.

 

 

 

淡島百景 (아와지마백경)

 

이래 심플한 거 요즘 흔하지 않음. 너무 좋아~~

자간 여백을 어떻게 줬는지 주목해봅시다.

 

 

 

はるみねーしょん (하루미네이션)

 

이 타이틀 이렇게 생겨서 나름 로고? 인가 보다.

국내정발본에서 어떻게 처리했나 궁금해 찾아봤는데

크기만 변화 주고 회전을 안 시켜서 전혀 느낌이 안 살아있다. 

 

 

 

デッドデッドデーモンズデデデデデストラクション(데드데드데몬즈디디디디디스트럭션)

 

타이틀이 실제로는 반투명박으로 들어가 있어서

얼핏 보면 얼굴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대담한 인상을 줌.

가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서명을 검은색으로 아주 작게 또 넣어놨음. 

다이내믹의 조건. 대소 차이를 크게 크게.

 

 

 

運命の女の子 (운명의 여자아이)

 

얼굴의 클로즈업이지만 위의 '데드데드...'와는 달리

서정적이고 잔잔한 느낌임.

눈과 타이틀에 빨간 박 처리로 포인트를 줌.

가장 보여주고 싶은 부분 외에는 풀어줌으로서 

눈이 편함.

 

 

 

ア部! ~葉桜中学アニマル部~ (아부! ~하자쿠라중학교애니멀부~)

글자 배치가 독특한데도 읽히는 이유는

아마도 도장을 모티브로 한 원형이

타이틀부를 두르고 있어서가 아닐까.

 

 

夜とコンクリート (밤과 콘크리트)

 

타이틀과 창문의 불빛들의 색을 맞춰 놓은 게 귀여움.

여백 센스가 필요한 디자인.

 

 

찬찬히 보고 있으면

디자이너가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썼는지 언뜻언뜻 보이는 것 같아서 재미있다.

타이틀만 잘 만들었다고 해서 다 이룬 게 아니라

표지에서 어떻게 연출할 것인지까지 상상하며 제작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선 굿즈 제작시엔 어떻게 할 것인지, 광고용 대형 포스터는 또 어떻게 할 것인지 등등,

다양한 패턴을 미리 염두에 두고 진행해서 일관적인 컨셉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