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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적인 어른의 모습

요즘 현생이 번잡해서 글을 못 쓰고 있는데 내가 쓴 토요코키즈 관련 포스팅에 어제 이런 댓글이 달리는 바람에 이 사람은 내 글을 읽기는 한 건가… 한심함과 탈력감을 느끼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키보드를 잡습니다. 덕분에 블로그 갱신하네요 감사합니다. 설마설마하고 이 분의 블로그에 들어가 봤더니 토요코키즈들이 왜 문제냐는 논지로 글을 쓰셨길래 당사자이신가 했더니 무려 30대 성인분이셨고 비행 청소년은 문제가 아니다, 접근하는 어른들이 문제라는 취지로 글을 쓰셨던데. 의문스러운 건, 사회가 사회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을 보살피지 못하는 것은 인지하고 있으면서 사회에 반성을 촉구하는 방향이 아니라 ”그러니까 청소년들이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어라 “라고 하는 식의 논리 전개이다. 왜 굳이 청소년들이 미성년자 출입 ..

J컬쳐 크리틱 2023.07.07

아동을 착취하는 맨즈 콘카페

얼마 전에 토요코 키즈에 관한 글을 썼다. 그 글을 쓰면서 토요코 키즈들(중에서도 여성, 여아들)이 호스트 클럽 오시(최애랑 같은 개념)에게 돈을 갖다 바치는 문화가 있고, 돈을 모으기 위해 매춘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사실 호스트 클럽에는 성인들만 입장할 수 있고, 미성년자의 경우는 '맨즈 콘카페'에 간다는 걸 새롭게 알았다. 마침 트위터를 통해 '맨즈 콘카페' 콘텐츠를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유튜버 エミリン(에미린) 채널에 올라온 집사 카페 영상 클립이었다. 찾아보니 '콘카페' 라는 것은 '컨셉 카페'의 줄임말로, 가장 알기 쉬운 예는 여성들이 접객하는 '메이드 카페'다. 남성들이 접객하는 경우를 '맨즈 콘카페'라고 한다. 집사 카페, 비엘 카페, 코스프레 카페 등등이 존재한다. 콘카..

J컬쳐 크리틱 2022.10.27

토요코 키즈 착취 구조

최근 '토요코 키즈' 라는 단어를 인터넷에서 자주 본다. 최근 일본의 청소년 사회 문제 가운데 '토요코 키즈'라는 것이 있습니다.「トー(토) 横(요코 )キッズ(키즈)」, 유명 극장 체인인 토호극장의 앞글자 토 와 옆이라는 뜻의 일본어 요코, 아이들을 뜻하는 영어 키즈가 합쳐진 신조어입니다. 도쿄 신주쿠의 유명한 환락가 가운데 하나인 가부키쵸의 토호극장 옆에 모인 청소년 (초등학생~ 고등학생)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들은 모노톤(주로 검은색)의 옷과 통굽 부츠 등 자신들이 입고 다니는 패션을 뜻하는 '지뢰계'라는 신조어와 함께 약 3년전부터 일본의 사회현상으로 떠올랐습니다. 지난해에는 약물과 자살, 상해치사 사건 등이 큰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출처 : https://news.kbs.co.kr/news/..

J컬쳐 크리틱 2022.10.12

'페미니스트와 오타쿠는 왜 상성이 안 좋은가' 리뷰. 부분 번역 인용有

제목부터 어그로를 끌고 있지만 사실 '오타쿠'에 초점이 맞춰져있기 보다는, 일본 사회 전반에 걸친 여성혐오 현상과 이를 대하는 사회 구성원들에 대해 여성 둘이 각자의 동시대 경험을 토대로 대화하며 통찰하는 내용이다. 대담자는 카야마 리카(1960년생), 키타하라 미노리(1970년생) 라는 두 여성이다. 카야마는 정신과의사, 교수직, 에세이스트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 책에서 카야마는 본인이 페미니스트인지 아닌지 알고 싶어서 대담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내가 보기엔 리버럴 페미니스트에 가까운 것 같다) 이에 반해 키타하라는 공적으로 페미니스트로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 페미니즘에도 관심이 많다고 한다. 코로나 발발 이전에 한 번 키타하라씨의 토크 이벤트에 참여해본 적이 있는데, 키타하..

리뷰 2022.09.25

일본 만화 타이틀 디자인

요즘 책방 가면 만화책 타이틀 디자인을 유심히 보는 편이다. 컨셉을 나타내야 하는 건 기본이지만 그림이랑 어떻게 맞물리게 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 자주 보이는 형식을 특징적인 것만 뽑아 대략 3가지 패턴으로 나누어 봤다. 1. 자르고 붙이는 타입 : 표지 그림과 어우러지게 그때 그때 글자를 분리해서 위치 조정이 가능한 타입. 권수가 늘어남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고 다양한 구도를 시도해볼 수 있음. 글자 사이가 멀어져도 문제 없이 읽힐 수 있어야 하며 글자들을 매권 다양한 방법으로 분리시키더라도 전체적으로 통일감이 있어 보이게 조절해야 함. 예시) 2.로고 타입 : 타이틀을 로고화. 요소들을 분리시킬 수 없고 위치 이동만 가능함. 작품 컨셉을 집약적으로 보여줄 수 있음. 예시) 3. 고정틀 타입 : 타..

디자인 2022.09.04

존잘성애 만화 보다가 내적 깨달음

집이 좁아서 만화책 사기가 부담스럽다보니 요즘은 자연스레 이북결제(혹은 렌탈)을 하게 된다. 가끔은 중고로 사서 되파는게 이득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추천도서에 '神絵師JKとOL腐女子'(금손 여고생과 OL부녀자)라는 게 떠서 보게 됐는데, 그림체가 내 기준 남성향에 가까워서(같은 작가의 과거작 훑어보니 남성향이 간간히 있는 것 같다. 자세힌 모름) 남성향 백합만화인가. 했는데 샘플을 보니 예스잼의 촉이 와서 마침 100엔 렌탈이 떠서 2권까지 봤다(5권완결). 神絵師JKとOL腐女子(금손 여고생과 OL부녀자) 1권 표지. 표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직딩 여성과 여고생이 BL 덕질 하다가 인터넷에서 알게 되어 동인지 판매 행사에서 첫 만남~고백~사귄다 는 뭐시깽이 판타지(과연 완전히 판타지라고 할 수 있을까..

리뷰 2022.09.02

울회사의 오타쿠들

웹에서 가끔 '오타쿠임을 아웃팅 당했다' '덕밍아웃' 이런 말을 보는데, 사실 이제 와서 아웃팅이라고 할 만한 게 있을까? 내가 다니는 일본 회사는 애니 만화 같은 오타쿠들을 타겟으로 장사하는 회사는 아닌데 서로 이에 대해 얘기를 안 해봤다 뿐이지 아마 9할은 오타쿠다. 알게 모르게 새어 나오는 것도 있고, 어쩌다가 "최근에 이런 만화를 봤는데~"로 대화를 시작했다가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알아 봤자 새로울 것도 없고... 딱히 알고 싶은 생각도 없고... 어쩌다 새롭게 들어온 사원이 비덕이면 오히려 반가울 지경이다. 뭔가에 애착을 갖고 소비자 입장에서 향유할 줄 알며, 치밀하게 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만 놓고 보면 콘텐츠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나는 오타쿠를 높게 평가한다. 단지 요즘 신입 사원들..

오타쿠 일기 2022.09.01

30대 여성이 아키하바라를 즐기는 법

아키하바라. 듣기만 해도 두근거리지 않는가? (안 그런가?...) 일본 애니에도 자주 나오는 곳이기 때문에 익숙한 분들도 많을 것이다. 나는 어릴 때 아키하바라라고 하면 갖고 싶은 게임이나 굿즈, 동인지 생각이 나서 행복했다. 지금은 마음이 좀 바뀌었는데 그 이유는... ↑이런 걸 보게 되는 어린이들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어린애들이 올 곳이 아니다"라고는 하지 말길 바란다. 근처에 유치원이나 중고등학교도 있고, 아키하바라에는 자녀들과 마실나온 아버지들도 종종 보인다) 위 사진 속 광고가 논란이 된 것은 2019년도의 일이고, 당시에 항의가 빗발쳐서 결국 일정보다 일찍 내렸다고 하지만 다른 광고들도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을지언정 본질적으로 그렇게 다를 바가 있나...? 하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가끔 일..

오타쿠 일기 2022.08.30

나의 오타쿠 인생을 돌이켜본다

30대 여성, 평범한 직장인인 나는 내가 보잘 것 없는 오타쿠라고 생각했다. 뭐 하나 진득하게 좋아해본 적 없이 재밌으면 보고, 아니면 말고 하는 걸 반복한 정도다. 어릴 때는 만화책이나 게임 같은 걸 모으기도 했지만, 지금은 집이 좁아 책 하나 사는 것도 부담스럽다. 오타쿠라서 애니 그림 따라 그리기 좋아하고, 더 잘 그리고 싶으니까 미술을 전공한, 오에카키비툴로 소통하고 네이버블로그에 그림을 올리던, 전형적인 오타쿠 그림쟁이였다. 그 땐 내 인생에 그게 전부였다. 출판 만화가나 게임 원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내 적성은 그게 아니었고... 지금은 폄범한 회사원이다. 한국에서 오타쿠 하면 보통은 일본 애니만화류를 좋아하는 친구들이다. 초딩때부터 수입된 일본 애니들을 보면서 자랐고, 어쩌다보니..

오타쿠 일기 2022.08.29